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과 작가님의 글을 읽으며 들었던 생각들

Labyrinth 페스티벌을 가기 전날 혹은 당일에 한강 작가님의 노벨 문학상 소식을 들었다.

일전에 채식주의자를 읽었던 것을 제외하면 따로 읽었던 적은 없었는데 공항 가는 길에 서점에 들러 작가님의 남아있는 책 중 "디 에센셜 : 한강"을 구입해 읽었다. 문학 작품을 손에서 놓은 지 정말 오랜 시간이 흘렀던 터라 읽었을 때 오랜만에 글을 읽었을 때 마음에서 느껴지는 울림은 참 이루 말할 수 없이 컸다. 5.18을 주제로 한 소설 "소년이 온다"에 대한 집필 당시의 이야기가 산문에 실려있었는데, 그 산문을 읽으며 참 많은 생각이 들어 쉬이 책을 넘기기가 참 어려웠다. 자신의 목숨을 내어가면서까지 지켜가야할 것들이 있던 사람들이 참으로 아름답게 느껴졌다.

어떤 한 장을 넘길 때엔 깊은 울림에 생각을 멈출 수 없었고, 또 다른 어떤 한 장을 넘길 때엔 눈시울이 붉어져 눈물을 흘릴 뻔 하고 또 다른 한 장을 넘기면서는 담백하면서도 아름다운 글에 탄복할 수 밖에 없었다. 예술이란 참 풍부함을 높이고 해상도를 높여 감정의 폭을 다채롭게 받아들이고 또 이해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생각이 언어가 되고 그것이 글자를 매개로 하여 전달 되는 것들, 감각적인 것들의 전달, 글의 아름답고 또 견고한 표현이 내게 울림을 주는 것이 참으로 좋았다.

한강 작가의 글을 읽으며 참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내가 간간히 짧게 나마 적어왔던 생각들이 조금은 불편하게 느껴졌다. 그 때 당시엔 정말 주관적으로 느껴지는 것들을 적었던 것은 맞지만, 글이 어딘가 모르게 누군가의 눈치를 보는 것만 같았다. 그 생각들을 엮어 기록한 공간이 인스타그램이라는 소셜 미디어였기에 그랬던 것도 있겠으나, 철저하게 제 3자 입장에서 바라보고 느꼈던 것들만 적혀졌던 것이 큰 역할을 했다. 왜 나는 내 이야기를 적지 못했을까 생각에 잠겼다. 그러다 문득, 제 3자의 시선이 아닌 당사자로서 바라보고 기록되는 것들이 쉬이 쓰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나 그것이 먼 과거의 일이 아닐 때엔 더더욱 그렇다. 다양한 감정들과 생각들은 양가적일 수 밖에 없고 사랑과 행복으로만 가득 찰 수 없기 때문이다. 그것을 사랑과 행복의 글로만 적는 것은 3자의 입장에서 바라본 사건들만 적는 것보다 더 불편함 감정을 불러 일으킨다. 글을 써내려간다는 것은 말을 뱉는 것보다 더 무겁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을 가다듬고 또 정제하여 꾹꾹 눌러 써내려가는 것은 그 움직임이 주는 느낌과 같이 많은 힘을 필요로 한다.